영국 3분기 GDP 성장 0.1% 그쳐… 과도한 증세 드라이브가 부담 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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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 경제가 3분기에 0.1% 성장하는데 그쳤다. 경제 전문가들이 예상한 0.2%에 못 미쳤다. 성장을 최우선순위로 삼겠다고 공언했던 키어 스타머 정부가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 통계청(ONS)은 15일(현지시간) 3분기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1%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2분기 0.5%와 비교할 때 0.4%포인트가 떨어진 것이다.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경제 성장률 제고는 내가 내가 성취하고자 하는 모든 일 중에서 핵심"이라며 "오늘 발표된 수치에 결코 만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런던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에 있는 사무실 앞에서 빨간색 예산 가방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10.30. ihjang67@newspim.com |
지난 7월 총선에서 14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노동당 정부는 선거 기간 동안 "노동당 집권 기간에 G7(주요 7개국) 중 가장 높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연간 2.5%의 성장을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 경제의 약 80%를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의 성장률이 3분기에 0.1% 그치면서 전체 경제 성장이 제자리 걸음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분기에는 서비스 부문이 0.6% 성장했다.
일각에서는 노동당 정부가 세금과 정부 차입 동반 증가 내용을 담은 예산안을 추진하면서 경제에 부담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리브스 장관은 지난달 30일 공공 재정의 안정을 되찾고 공공 서비스를 재건하겠다면서 연간 400억 파운드(약 71조5000억원) 규모의 증세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30여년 만에 최대 규모의 증세안이었다.
노동당 정부는 집권 이후 세금 인상을 줄곧 예고했고, 실제로 깜짝 놀랄 만한 수준의 세금 인상안을 발표한 것이다.
이중 국민보험(NI) 요율을 상향 조정한 것은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많은 기업들이 고용주에 대한 국민보험료 인상이 일자리 창출에 타격을 줄 것이며, 기업들로 하여금 투자 계획을 축소하게 만들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일간 가디언도 "노동당 정부의 첫 예산과 높은 이자율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기업과 소비자 지출에 부담을 주면서 영국 경제가 거의 정체 상태로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제1야당인 보수당은 "노동당의 높은 세금은 기업에 더 많은 비용을 부과할 것이고 이는 더 높은 가격과 더 높은 인플레이션, 더 높은 모기지 비용 및 더딘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다 근본적으로 영국이 성장의 잠재적 동력을 잃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저성장은 낮은 생산성과 여전히 높은 이자율이라는 영국 경제가 직면한 '지속적인 도전'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영국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바에 따르면 시간당 산출량으로 측정되는 노동 생산성은 이번 3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영국의 3분기 GDP 수치는 미국의 0.7%,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0.4%에 비교해서도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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