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 '인도판 배민' 스위기 ② 위험과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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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월가가 '인도판 배민'으로 통하는 스위기(Swiggy)의 기업공개(IPO)에 적극 '입질'하는 데는 인도의 이른바 퀵 커머스 시장의 고성장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컨설팅 업체 레드시어 스트래티지 컨설턴트에 따르면 인도의 이른바 퀵 커머스 시장 규모가 2023년 28억달러에서 2028년 530억달러로 급팽창 할 전망이다.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토종 업체 조마토부터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까지 인도 퀵 커머스 시장에서 말 그대로 별들의 전쟁을 벌이는 상황이지만 스위기가 차별화된 전략으로 2위에 랭크, 경쟁력을 확인시켰다는 판단이다.
스톡스 박스는 보고서를 내고 "스위기가 급성장하는 인도 퀵 커머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음식료 배송 서비스 이외에 인스타마트의 성장을 가속화하며 조마토나 블링키트와 같은 경쟁사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매수 후 길게 보고 보유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메타증권은 보고서에서 "인도 전자상거래와 식품 배송 시장에서 2위에 이름을 올린 스위기가 탄탄한 구독자 기반을 앞세워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다만, 업체간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에 흠집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와스티카 인베스트먼트는 보고서를 통해 "인도 증시 전반의 변동성으로 인해 기업공개(IPO) 이후 단기적으로 주가 급등락이 예상된다"며 "장기 투자자라면 성장 잠재력을 근거로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전했다.
스위기의 배송 기사 [사진=블룸버그] |
CLSA는 보고서를 내고 "스위기와 조마토를 포함한 퀵 커머스 업체들이 10년 이내에 총 판매액 780억달러의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며 "힌두스탄 유니레버와 마리코 등 기존의 소비재 업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트레이트픽스 컨설팅의 무쿨 고얄 공동 창업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스위기의 기업공개(IPO)는 인도 디지털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날로 확대되는 상황을 드러낸다"며 "아울러 퀵 커머스 시장의 경쟁 역학(competitive dynamics)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전했다.
스위기의 다크 스토어 [사진=블룸버그] |
스위기의 기업공개(IPO)에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그리고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을 포함해 글로벌 큰 손들이 다수 참여했다. 업체의 성장 잠재력과 함께 인도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업체가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스위기의 공모주 청약이 3.5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 2021년 이후 실시한 IT 업체 상장 중 하위 3위에 머문 것은 투자자들의 관심만큼 경계감도 크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업체가 아직 흑자 전환을 이루지 못했다는 점이다. 인도 현지 언론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스위기는 3월 말 종료된 2024 회계연도 1124억7000만루피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36% 늘어난 수치다.
퀵 커머스 플랫폼 비즈니스가 급성장을 이룬 데다 인스타마트의 영업이 호조를 이룬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업체는 235억루피의 손실을 냈다. 적자를 지속하는 실정이지만 손실 규모는 전년도에 비해 44% 감소했다.
광고 지출과 영업 촉진을 위한 예산 뿐 아니라 전체 직원의 6%를 감원한 데 따른 비용이 적자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업체는 인스타마트에 대한 투자가 정점을 찍은 동시에 해당 비즈니스의 수익성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향후 실적을 낙관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경쟁 업체 조마토가 2024 회계연도 35억1000만루피의 순이익을 올린 사실을 강조하며 스위기의 실적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한편에서는 스위기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다. 업체의 홈페이지와 플랫폼에 고객들의 불만이 쌓이는 데다 주문한 음식이 다른 곳으로 배송돼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도 상당수라는 지적이다.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도 투자자들이 보기에 잠재적 리스크다. 일반적으로 인도의 퀵 커머스 업체들은 수 십 만에 달하는 이른바 긱(gig) 노동자들에게 의존하는데 경쟁이 격화되면서 불공정한 행태가 나타나자 근로자들 사이에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 때문에 감독 당국이 스위기와 조마토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황. 업체의 기업공개(IPO) 신청서에 따르면 아직 조사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한편에서는 핀테크 업체 페이티엠과 전기 스쿠터 업체 올라 일렉트릭 모빌리티 등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전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다가 정작 증시 입성 후에 '팔자'에 시달렸던 사례를 언급하며 스위기 역시 이 같은 전철을 밟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내외 업체들 사이에 날로 고조되는 경쟁도 투자자들이 경계하는 대목이다. 인도 퀵 커머스 시장의 간판급 업체로 스위기와 함께 조마토와 빅바스켓이 꼽힌다.
하지만 미국 업체들의 통 큰 베팅이 시장 판도를 바꿔 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 유통 강자 월마트(WMT)가 플립카트를 약 200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인도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전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AMZN) 역시 인도 비즈니스에 110억달러의 투자를 강행했고, 2030년까지 150억달러를 추가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 플랫폼을 통해 인도에서 채소와 달걀 등 각종 식자재를 이미 판매 중이고, 월마트가 인수한 플립카트 역시 식품 유통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움직임이다.
블룸버그는 인도의 온라인 쇼핑 고객들이 세탁기나 스마트폰, 가구 등 고가의 물품을 주문할 때 아마존이나 플립카트를 먼저 찾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 해외 업체가 이미 인도 시장에서 탄탄한 고객 기반을 구축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스위기는 자금력보다 소비자들에게 보다 나은 경험과 혁신을 제공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도 퀵 커머스 시장에서 37%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39%로 1위에 랭크된 조마토와 간극을 크게 좁힌 것도 이 같은 전략의 결과라고 업체는 설명한다.
스위기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스리하샤 마제스는 기업공개(IPO) 신청서에 "스위기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앞으로 20년 뒤 인도의 소비 시장에 대한 베팅"이라고 말했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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