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VS 암바니, 印 위성인터넷 시장서 '격돌'..."성장 잠재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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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의 위성인터넷 시장을 둘러싸고 미국과 인도의 억만장자가 격돌했다.
인도 정부가 최근 광대역용 위성 주파수를 경쟁 입찰이 아닌 행정적 방식으로 할당한다고 발표한 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와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고 영국 BBC 방송이 23일 보도했다.
위성 인터넷은 저궤도 위성을 활용하여 음영 지역 없이 광범위한 인터넷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통신 인프라가 없는 산간지역 등 오지에서도 인터넷 접속을 가능하게 해 주어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현재 인도 위성인터넷 시장에서는 무케시 암바니가 이끄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그룹 산하 릴라이언스 지오를 포함해 약 6개 기업이 경쟁하고 있다.
릴라이언스 지오는 인도 최대 이동통신으로, 주파수 입찰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왔으며 세계적인 위성 운용사 SES와 아스트라(Astra) 통신위성 파트너십 맺었다고 BBC는 전했다.
머스크의 스타링크는 현재 6419개의 위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100개국에서 4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2021년부터 인도 시장 진출을 노렸으나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인도 정부의 주파수 할당 결정은 머스크가 수익성 높은 인도 통신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외국인 투자 유치 노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오는 지상파 네트워크 주파수처럼 위성 서비스에도 비슷한 방식을 적용해 공정한 경쟁을 보장해야 한다며 업체 간 경쟁 입찰 방식을 지지해 왔다. 바르티 에어텔 등 인도의 다른 통신업체들 역시 정부가 위성 주파수를 할당하는 방식을 채택한다면 새로 진입하는 외국 위성 사업자에게 더 유리한 기회를 준다고 주장했다.
반면 머스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오래전부터 위성용 주파수를 공유 주파수로 지정해 왔다"며 경쟁 입찰 방식에 대해 "전례가 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SES의 아스트라는 중궤도(MEO) 위성으로, 스타링크의 저궤도(LEO) 위성보다 비용 면에서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전역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LEO 위성이 필요한데, 이는 발사 및 유지·보수 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BBC에 따르면 인도는 데이터 요금이 저렴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 정부가 앞으로 발표할 주파수 가격이 업계 경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 분석가인 프라산토 케이 로이(Prasanto K Roy)는 "인도 업체들과의 가격 전쟁은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머스크는 자금력이 풍부하다. 인도 시장에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 1년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타링크는 케냐와 남아프리카에서 서비스 가격을 인하했다. 다만 인도의 주요 광대역 서비스 제공업체에 비해 스타링크의 비용이 10배가량 높아 정부 보조금 없이는 경쟁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인도의 위성인터넷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컨설팅 업체인 이와이 파르테논(EY-Parthenon)에 따르면 인도의 14억 인구 중 약 40%가 여전히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시골 지역에서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억 인구 중 약 5억 6000만 명이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위성인터넷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인터넷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고 관련 시장 역시 급성장할 수 있다.
신용평가기관 ICRA는 인도의 위성인터넷 가입자가 2025년 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고, 또 다른 자료에서는 인도 위성 서비스 시장이 2030년까지 매년 36%씩 성장하며 19억 달러(약 2조 62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셔터스톡] |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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